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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AI'의 성패는 베타가 아니라 '왜 써야 하나'에 달렸다

esangedunet8
10월 8일
2분 분량
이미지 출처: AI 생성 이미지
이미지 출처: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가 이달 베타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다. SK텔레콤·KT·카카오 컨소시엄은 준비 중인 기능 가운데 일부를 먼저 공개하고 12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이달 중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오픈한다. 내년부터는 행정, 생활 서비스를 대신 수행하는 1인 AI 에이전트를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다만, 사업 이름 그대로 모든 국민이 쓰는 AI여야 하지만, 지금 따져볼 것은 기술의 수준보다 존재의 이유다. 이미 시장에는 해외 챗봇과 국내 포털·메신저의 AI 기능이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에 정부 이름이 붙은 서비스가 들어서려면 "왜 이걸 써야 하는가"에 답해야 한다.


단순히 챗봇만으로는 그 답이 궁색하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베타에서 챗봇 같은 기본 기능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은, 출발선이 민간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화형 AI의 완성도를 두고 민간과 겨루는 방식으로는 '국민 AI'라는 이름값을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정부가 직접 판을 깔 이유는 공공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 SK텔레콤은 이용자가 지원 사업 등을 직접 찾아다니는 대신 AI가 조건에 맞는 정책을 알려주고 신청 절차까지 잇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과 공공 API 연계를 논의 중이다. 제도는 있는데 몰라서, 절차가 복잡해서 못 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 기능이 구현된다면 정부 주도의 정당성에 명분이 서게 된다. 다만 아직은 논의 단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가 단순한 말에 그친다면 '국민 AI'는 또 하나의 챗봇으로만 남을 것이다.


KT는 다른 길을 택했다. 별도 서비스 '이음'과 함께, 이용자가 이미 쓰는 검색·쇼핑·부동산 서비스에서 AI를 부르는 '이음 인사이드'를 내세운다. 다나와에서 에어컨을 고르거나 직방에서 아파트를 살피다 AI를 호출하는 식이다. 새 앱을 깔게 하지 않는다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KT는 베타에서 개별 서비스와 기능을 어디까지 제공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구상의 매력과 실제 제공 범위 사이의 간극은 베타가 메워야 할 숙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가장 익숙한 채널에서 에이전트를 쓰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의료·세무 같은 전문 분야로 에이전트를 넓히고, 외부 기업이 만든 에이전트를 검증해 플랫폼에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여기서 가장 무거운 질문이 나온다. 정부 이름이 붙은 플랫폼에서 세무나 의료 답변이 틀렸을 때 누가 책임지느냐다. 검증 기준이 무엇이고, 검증 주체는 누구이며,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설계가 서비스 확장보다 먼저여야 한다. 국가의 이름은 신뢰를 빌려주는 동시에 책임의 무게도 키운다.


세 회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베타를 준비하는 만큼, 이용자가 이를 하나의 '모두의 AI'로 체감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경쟁이 품질을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경험이 갈라지면 국민 AI라는 간판이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베타의 성적표는 답변이 얼마나 유창하느냐에 따라 매겨져서는 안 된다. 지원 사업이나 혜택이 실제로 검색되고 신청까지 이어지는지, 쓰던 서비스 안에서 AI가 막힘없이 호출되는지, 틀렸을 때 책임질 구조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 이 질문들에 답하지 못하면 '모두의 AI'는 아무도 쓰지 않는 AI가 될 수 있다. 12월까지 남은 두 달은 그 답을 증명할 시간이다.


챌비온 기자 | 한준섭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복제·배포를 금합니다. ⓒ 챌비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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